박정희 떡밥.

 혈서 사건 이후 박정희 떡밥으로 해가 뜨고지는 이글루스인데

 조금은 딴소리를 해 볼까. 



 과장된 기억을 지우고 조금 차가운 머리로 20년 전을 돌아보면 

 80~9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그렇게 신화적인 인물은 아니었다. 

 구 정권을 부정하며 출발한 신군부의 입김 속에서 정치적으로 박정희를 미화하는건

 그 개인에게 크게 위협적인 행동은 아니었지만  어느정도 대담한 일이었고

  실재로 일반 대중들 속에서도 박정희라는 인물은 그렇게 지금처럼 신격화한 인물이 아니었다.



 경제성장이라는 업적은 분명하지만 18년간 이룬 업적을 나머지 대통령들의 5년이나 7년에 비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높게 치는 편은 아니다.

 내 블로그를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몸은 전대갈빠.

 경제만 놓고 보자면 슨상님=전대갈>노태우>박정희>노무현 정도랄까.

 물론 노태우는 개인이나 정부의 업적이라기보다는 대량소비시대라는 시대적 전환점을 날로 먹은게 크지만. 



 지금 대중들이 기억하는 잘살게 된 기억의 많은 부분은 박통이 아닌 노태우시절의 이야기다. 

 대중들도 박정희 시대를 잘살았다고 하지는 않지. 다 '가카께서 기틀을 마련하시어 지금의 우리가 있다.'

 라는 식의 합리화 과정을 거치지. 



 어쨌든 분명한건 IMF이전만 해도 당시 대중들이 가지는 박정희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의 '신격 다까끼우스'와는 조금,

 아니 많이 달랐었지. 독재에 대한 과도 인정하고 나름 경제성장도 인정하고. 

 
 이렇던 박정희의 이미지가 신격화된 계기를 만든 사건이 두가지가 있었다. 

 IMF와 정권교체.

 아니 사실은 한 사건이지.

 IMF와 정권교체. 

 정권교체가 일어난 원인이 바로 97년 경제공황이었고 이때부터 빈부격차가 벌어지면서 

 대중들의 삶이 어려워졌지. 고임금을 바탕으로 펼쳐졌던 대량소비시대를 양극화라는 이름으로 대신하게 된거야. 

 그 사이 보수쪽에서 정권교체의 충격을 이겨내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벌인 사상투쟁이 바로 

 박정희의 신격화, 소위말하는 '신격 다까끼우스'의 출현이었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민중에게 영웅상을 제시하고 기획사의 메니지먼트처럼 아이돌에 열광하는 대중들로 부터

 정치적 지지돈을 울궈먹는 구도가 된거지. YS시절만 해도 눌려있던 우리의 히메가 급부상하게 된 계기가 되었고.




 '만들어진 기억' 

 인지심리학으로 시작해서 역사학, 사회학에서 널리 퍼진 이 개념의 한국적 실체가 바로 '신격 다까끼우스'이다. 

 아니 그 전부터 동양의 공자나 서양의 에리히 프롬은 '춘추필법'이니 '현재와의 대화'니 하는 개념으로 이걸 설명했었지.

 물론 긍정적으로 보자면 '예전에는 안좋게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박통은 대단하신 분이었어.'라는 대중들의 

 재인식이라고 봐도 되고. 



 이걸 굳이 나쁘다고 볼수만 없는게 동아시아 역사속의 정치투쟁중에서
 
 춘추필법부터 해서파관까지 역사해석에 대한 논쟁이 그 무기로 활용되지 않은적이 드물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사상투쟁에서 발린 진보가 잘못이라고 본다. 

 전쟁에서는 지는 놈이 나쁜거야. 




 어쨌든 이리 새고 저리 새고 내 글이 원래 두서없는 글이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었다. 


 박정희 신화는 97년을 전후해서 보수진영이 사상투쟁의 무기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강의 무기다. 

 따라서 박정희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거의 대부분은 21세기 한국사회에 대한 인식, 정치적 관점, 사상적 지향에 대한 논쟁... 이 아니라 투쟁이다. 지금 이름을 날리는 수많은 글쟁이들 - 내 무덤의 침을 뱉어라의 조갑제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의 진중권같은 - 이,  그리고 지금 이오공감에서 하고 있는건 역사 평론은 물론 아니고 단순한 정치 논쟁도 아닌 21세기 사상 투쟁이다.   

 
 
by FELIX | 2009/11/07 23:28 | 정치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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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11/07 23:3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7 23:34
오오오오! 일개 키워에게는 이런 현장감 있는 리플이 정말 감사하지요!
Commented at 2009/11/07 23: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7 23:35
사실 새로운 개념도 제가 처음 생각한것도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연중에 아니면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저는 그걸 한번 우려먹은 것이구요.
Commented by 페이비언™ at 2009/11/08 00:08
예리하시군요!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00:49
감사합니다. 만, 예리하진 않아요^^a
Commented by 검투사 at 2009/11/08 07:32
이런 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만들어낼 능력이 없기에... -ㅅ-/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10:14
감사합니다. 사실 제글은 전형적인 카피 &페이스트지요.
Commented by 카라카스 at 2009/11/08 07:42
그 시대를 겪어본 사람들이 박정희를 존경하는 건 단순히 기억을 미화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그 이후 대통령들이 죄다 엉망이다 보니 박정희가 뛰어나 보이게 돼버렸다는 면도 있더군요.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10:15
저는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전임 대통령들 다들 욕하지만 저는 의외로 다들 제법 자기 할일은 한것 같습니다. 심지어 노태우, 김영삼마저요. 그래도 대만도 제쳤고 중국 빼고는 아시아권에서 제법 잘나가는 나라잖아요.
Commented by 광대 at 2009/11/08 07:56
전 IMF 이전에 이후 2~3년은 완전히 어렸기에...

오호 이런것이었군요. 박정희란 인물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조갑제가 쓴거였나;;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10:17
조갑제는 저 책 하나만으로 대한민국의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논객으로 후세에 기억될겁니다. 진거사는 여기에 비하면 전투만 잘하지 어떤 흐름을 만들어내진 못했지요. 필부의 용맹이랄까. 삼국지로 치면 허저나 조자룡같은 캐릭터고. 오히려 우석훈이 갑제훃을 이을 논객의 자질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미약한 편이지만 88만원세대라는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낸 논객이지요.
Commented by 로리 at 2009/11/08 08:08
박정희의 신격화는 사실 90년대 초 중반 부터 조금씩 시작되긴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강대국에 대한 열망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류의 소설에서 나왔었지만 말이죠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10:18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그 폭발의 계기가 IMF와 조선일보의 우상화작업 때문이라서요.
Commented by 我幸行 at 2009/11/08 11:54
해방시기에 '차라리 왜정이 조타'라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현하시국에 '박정희가 조타'라는 사람들이 창궐하게된 이유인 즉슨은 그 반대 쪽 사람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 할 때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6
그렇다고 왜정이, 박정희가 좋은건 아니지요.
Commented by 잔향 at 2009/11/08 12:17
누구 때문에 한나라가 잘살게 되었다. 누구의 덕택이다. 라는 말은 우리나라에만 있습니다.
교육열 투자열 우수한 노동력이 만들어낸 산물이지 박정희였기때문에 라는 말은 웃긴겁니다.
실례로 독일에서 나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히틀러사진을 가지고 거리로 나오는 나찌 집단이 있고
러시아에서는 스탈린 사진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하고.
스탈린 때문에. 히틀러때문에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었어요. 라는 말엔 그냥 웃습니다.

박정희가 대통령으로서 정책기조는 세울 수 있을지언정.
그걸 해낸 사람들은 고엽제 맞아가며 싸운 역전용사들이시고,
누구보다 교육열이 높았던 우리 부모님들 덕분이며,
어느나라보다 질좋은 노동력을 가진 우리 노동자들의 힘입니다.
박정희 얼굴을 보고 투자가 끌어진게 아니라. 우리나라의 잠재성을 보고 투자가 유치 됐던것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정략적으로 사용하는 정치집단과 언론에 있는겁니다.
아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니다. 라고 생각에 그치는것과.
아 그럴수도 있겠다. 그러면 독재도 상관없으니 돌아가자. 라고 선동하는것은 차원이 다른문제라는 것입니다.
한사람에 의해서 이나라가 좌지우지되고 굴러가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이 국가의 주인으로서 주권의식을 더 가져야할텐데 안타깝기 그지 없군요.
Commented by Tzar Bomba at 2009/11/08 14:55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이상이라고 한고,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고 했는데, 박정희 숭배자들은 종교집단인 듯.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7
다 군주는 곧 하늘이라는 봉건적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Commented by STX™ at 2009/11/08 13:28
전대갈이 한마디 했죠.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7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Tzar Bomba at 2009/11/08 14:54
'슨상님=전대갈>박정희' 이 부분은 매우 동의합니다.

그나저나 '신격 다까끼우스'라니 센스가 넘치시는군요. ㅋㅋㅋ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7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피쉬 at 2009/11/08 15:58
까딱하면 스스로를 우익으로 칭하는 집단에 테러당합니다
조심하세요 ;;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7
뭐 몰려들어 리플이나 달겠지요.
Commented by 다복솔군 at 2009/11/08 16:34
절대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48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9/11/08 17:5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25
그분은 약간 인지부조화이신듯.
Commented at 2009/11/08 19: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8 20:25
최목사 이야기로군요.
Commented by 사람해요 at 2009/11/09 07:21
'신격 다까끼우스'

이건 요 근래 본 최고의 명문장이군요.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9 12:32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물속인간 at 2009/11/09 10:08
하김 김영삼도 김융실명제를 했습니다...^^;;
그것만 해도 할 일의 반은 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Commented by FELIX at 2009/11/09 12:32
금융실명제도 그렇지만 자그마치 30년간 이어내려오던 군부독재세력을 단 몇달만에 청소해버렸지요. 저런건 참 잘했어요. YS옹이. 돌격력이 워낙 뛰어나니.
Commented by 화성거주민 at 2009/11/09 21:31
여러모로 살펴봐도 대단하긴 대단한 사람이었네요....;;; 대통령 이후의 행보를 보면 그의 재임시절 돌격력은 그의 뻔뻔함(.....)의 소산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Commented by ουτις at 2009/11/11 02:10
탁월한 재발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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