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midor coup d'tat - 4 비수匕首.






3. 김택용


  저플전 역상성 시대. 물론 아직도 숱한 양민 토스들은 저그에게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최소 A급이라 불릴만한 프로토스들은 어떠한 저그도 두려워 하지 않고 았다. 작년 저플 역상성 시대를 막고 있더 세명의 저그가 있었다. 심소명, 마재윤, 박성준. 그 중 심소명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히통령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박성준은 몰락했으며 마재윤만이 힘들게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토스 반동 분자들을 척살하던 마재윤은 이번에도 반란군의 수괴 김택용에게 무릎을 꿇고 만다. 이제 저그에게 남은 희망은 테란진영을 모두 청소하고 올라온 폭격기 이제동 뿐이다. 과연 이제동은 기적을 빚어낼 수 있을 것인가? 저그를 짓누르는 공포 정치를 타파하고 최후의 반격을 시작하는것. 이것을 기원하기 위해 이 글을 적는다.

 


- 윤회

  스타 리그가 시작된지 9년이 지났다. 그동안 최강의 토스 킬러라면 마재윤을 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3.3 이전의 마재윤의 승률은 무려 88%. 단순 저플 뿐 아니라 최연성의 저그전외에는 비교할만한 대상조차 없다. 3.3혁명이 일어난 이후인 지금에도 김택용전을 제외하면 역시 승률은 88%. 약 2년여간의 기간을 고려하면 최연성을 능가한다. 그런데 어째서 김택용은 마재윤에 강한가?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지난 역사를 되돌이킬 필요가 있다. 최연성. 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스타사상 최강의 포스의 선수다. 저그전 공식전 23연승, 비공식전 포함 최고승률 43승 3패 92%. 질레트 4강에서 박성준에게 무릎을 꿇고나서 그의 저그전은 38승 12패였고 그중 마재윤을 빼면 38승 5패 88%였다.  그럼에도 마재윤은 최연성을 압살했다. 마치 지금의 김택용과 흡사하다.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가?

 


- 빌드의 우위

  그렇다, 빌드발이다. 최강자들이 우글우글한 스타 리그에서 단순한 기량의 우위만으로 이런 압도적인 포스는 불가능하다. 최연성의 더블컴이 그렇고 마재윤의 3해처리가 그렇듯 김택용의 비수 더블넥은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과거 마재윤을 비유할때 이런말을 한 적이 있다. 마재윤의 3해처리는 남들이 총을 들고 싸울때 홀로 탱크를 몰고 다니는 격이라고. 다시 이 비유를 빌자면 마재윤이 탱크를 몰고 다닐때 김택용은 전투기로 저그들을 쓸어버리고 있는 격이다. 언제나 시대를 초월한 패러다임을 들고나온 선구자들이 있었고 그 초월성과 극강의 기량이 결합하면 믿을 수 없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빚어내는 장인들을 우리는 본좌라 불렀다. 물론 테란전의 약점으로 본좌론은 침묵한 상태지만 최소 저그전만 본다면 비교대상조차 찾을 수 없는 역대 최강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포스의 근원은 전술한 바와 같이 비수류라 불리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힘이다.

 


- 제2, 제3의 물결.

    전편에서 저그대 토스의 4대 요소를 힘, 기동력, 정보력, 테크라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중 비수류의 오의는 기동력에 있으며 이 기동력을 바탕으로 힘을 축적하여 한번에 쓸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이다. 그리고 비수류는 단순 김택용 뿐 아니라 박영민, 송병구등에게로 전파되고 그 위세를 더해간다. 거기에 맵은 양념일뿐. 분명 저플 밸런스 자체는 5:5에 가깝지만 상위레벨로 갈수록 상위 토스들이 상위 저그를 학살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새로운 패러다임 덕분이다. 송병구가 마재윤을 이겼던 블루스톰의 경기를 보자. 그것이 바로 비수류의 전형적인 경기 양상이 아니던가. 윤용태의 로키 경기 역시 무난한 힘싸움에서 커세어로 저그의 기동전을 차단한 채 중앙 힘싸움에서 자신만의 전투력을 과시하며 마재윤을 밀어버렸다.

 


- 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수 더블넥을 완벽히 구사 할 수 있는 선수는 김택용이 유일하다. 양산형 짝퉁으로도 강한 위력을 내지만 역시 토스가 넘어야 할 벽은 마재윤이고 이 마재윤을 넘어선 토스는 김택용 혼자뿐이다. 일반적으로 논의되듯 동시 다발적으로 전개되는 견제와 수비, 확장을 해 내는 기반은 높은 eapm을 기반으로 한 김택용의 손놀림이다. 미니맵에 보이는 3방향 동시 컨은 그러한 비수의 저그전 능력을 상징하는 것이며 폭발하는 게이트는 그 실낱같은 타이밍을 잡아내서 거대한 파도처럼 저그에게 몰아친다. 그런데 과연 그것뿐일까?

 


- 견제

  다른 이야기를 하기전에 역시 김택용의 견제를 빠트릴 수가 없다. 3.3 혁명을 연금해낸 커세어 다크. 특히 리템2경기와 같은 100안의 마에스트로마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타이밍에 찔러대는 견제능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 이 견제로 김택용이 해 내는 것은 세가지다. 첫째 상대의 전략 제한. 커닥 혹은 커리체제에 대해 저그는 히드라 중심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 저그의 최대 강점인 레어타미잉을 전후한 다양한 전략에 대해서 공격으로 원청 봉쇄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도권의 우위마저 잡아 올 수 있다. 둘째, 멀티 타이밍. 김택용의 힘의 근원중 하나가 바로 제2멀티이며 이 제2멀티는 항상 경제와 함께 들어간다. 마재윤과의 몽환이 그 가장 대표적인 경기이며 마재윤은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12시 섬멀티, 3시 미네랄 멀티를 하는 그냥 내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 당시 김택용의 템플러와 리버콤보로 들어오는 견제는 전력을 다해 막지 않으면 다리가 풀릴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기 때문.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 아닌가? 바로 마재윤의 뮤타와 저글링 콤보에 전전긍긍하며 제2, 제3멀티를 하는 것을 눈뜨고 바라보다가 결국 물량에 압살당하던 최연성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런 면에서 김택용의 비수류는 마재윤의 3햇 플레이의 프로토스식
버전이 아닐까?

 


- 타이밍.

  김택용의 저그전을 복기해 보면 중후반 난전, 특히 울트라가 나올 만한 난전을 벌인 적이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저그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김택용은 예전부터 가장 자신있는 종족전이 저그전이라고 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아마시절부터 쌓아왔던 숱한 경험이 저그보다도 더 저그에 대해 이해하는 김택용을 만들어 냈으리라. 저그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저그의 약한 타이밍을 그대로 읽어내며 그 순간 폭발하는 왼손의 힘으로 저그를 압살한다. 대 서경종 몬티홀 경기나 대 이제동 신백두의 경기가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물량을 쌓지 못하는 저그들이 패하는 축차투입 축차소모끝에 남아 있는 병력은 우글우글한 드라군들이다. 그리고 대 마재윤 신백두. 여기서 중반까지도 초반 페이크에 성공한 마재윤의 우세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량 폭발하기 직전 타이밍에 다시 한번 시간을 끌기 위해 10시에 소환되는 넥서스를 타진했지만 김택용은 자신의 넥서스는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마재윤의 본진으로 직진했다. 그 한순간의 타이밍을 잡아내며 들어간 진격에 마재윤은 축차투입 축차소모라는 최악의 양상의 경기를 하며 결국 무릎을 꿇었다. 저그에 대해서 저그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프로토스. 그래서 저그전이 즐거우며 저그전에 자신 있는 프로토스. 그 마인드가 바로 지금의 김택용을 만들었고 그런 김택용식 저그에 대한 이해가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 바로 이 물량 폭발직전에 들어오는 타이밍 한방이다.

 


- 디펜스.

    불사의 프로브와 다수커세어가 상징하는 요소중 하나는 바로 정보전에서의 우위다. 이 정보의 우위를 십분 활용할줄 아는 게 바로 김택용이다. 대 박태민전에서 앞마당 캐논을 소환하고 나서 김택용은 넥서스를 대신 테크트리를 올렸다. 대 한상봉전에서도 다수의 발업저글링이 본진난입했을때 이미 캐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택용의 디펜스는 일꾼의 동원력 보다는 저그의 찌르기를 읽어내는 눈에 있다. 초반의 정보전에서 가장 취약할 수 밖에 없는 토스가 그 제한된 정보의 편린만으로 이만한 대응을 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다시 생각해 봐도 김택용이 대 저그전에서 초반 3지선다에 허무허게 지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기껏해야 대 마재윤전 블루스톰이나 대 이주영전 로키정도. 이런 상대방의 필살기를 막아내는 것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높은 승률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다. 최연성, 마재윤의 힘의 시작은 바로 이 디펜스에 있었고 이것은 김택용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 지략.

  지략, 혹은 센스. 마재윤과 김택용. 스타크래프트가 나온 이래 프로토스에게 가장 강한 저그와 저그에게 가장 강한 프로토스. 저 둘의 싸움에서 김택용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선진적인 패러다임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번째 이유는 바로 지략의 승리. 이 치열한 머리싸움의 끝을 보여준 것이 바로 루나에서의 회전. 초반에 우세한 빌드로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고 멀티가 4개가 돌아갈려는 타이밍. 하지만 마재윤의 김택용의 투스타에 완전히 속았고 리버 드라군 진격 타이밍을 내 줬다. 결승 2경기 리템에서도 지상군을 전멸시켰지만 본진에 파고든 단 한기의 다템에 내 주고 말았다. 더 대단한것은 마재윤을 속이는 것이아니라 마재윤에게 속지 않는 것이다. 프로토스의 모든 심리를 모두 꿰뚫고 아무리 토스가 유리한 맵에서도 지지않는다. 강민도, 박영민도, 박용욱도, 박지호도, 송병구도, 윤용태도, 박대만도 마재윤의 심계를 이기는 프로토스가 없었다. 단 한명 김택용만을 제외하고는.  이러한 지략의 승리는 전술한 디펜스 능력의 근간이 되는 정보에 대한 이해력과 판단력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김택용은 이러한 과정을 소화해 내고 이러 머리싸움을 이겨낼 뛰어난 두뇌가 있다.

 


- 시야.

  이것이야 말로 김택용을 혁명가로 만든 가장 큰 요소이다. 06년까지 난전에서 가장 강한 선수는 마재윤이었다. 프로게이머들 중에서도 상당히 낮은 apm을 가지고 있던 마재윤이 어떻게 그런 난전 능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시야. 전쟁의 시작과 끝을 통찰하고, 정보의 편린을 분석하며, 맵 전체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시야덕분이다. 마재윤은 대 진영수전 데저트 폭스에서 스캔의 잔해를 포착해 내고 드랍쉽이 테란의 본진에서 출발 하기도 전에 그 이동 방향을 추리 해 냈다. 언제나 전쟁에서 정보는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적이고 자원은 제한적이다. 일정 부분의 정보만으로 그 과정과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불가능 한 것 만은 아니다. 그리고 마재윤은 그것을 해 냈었다. 그것이 바로 전장의 마에스트로였다.

  김택용은? 마재윤 너머. 김택용의 시야는 마재윤 너머에 있다. 리템에서 마재윤이 힘과 자원의 계산을 끝내고 동귀어진 했을때 김택용은 다크 한기를 비수로 날렸었다. 마재윤이 카트리나에서 폭탄 드랍으로 넥서스를 날릴때 김택용은 수비 대신에 마재윤의 보급, 즉 오버로드를 괴멸시켰다. 맵 전체와 전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들어가는 템플러와 리버콤보, 양방향에서 줄을 당기는 듯한 커세어 편대와 셔틀 특공대의 양동. 김택용을 상징하는 이 난전과 견제의 뿌리에는 맵 전체와 유닛 전체를 통찰하는 김택용의 삼지안이 있다. 이영호와의 로키결전. 아비터 체제에서 부족한 가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김택용은 옵저버를 단 한기도 뽑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 맵에 깔렸던 마인을 자신의 기억력과 맵 전체를 통찰하는 시야만으로 해결하고 결국 승리를 쟁취했다. 이것이 김택용의 수비가 강한 이유다. 이것이 김택용의 지략이 강한 이유다. 이것이 김택용의 견제가 강한 이유다. 이것이 김택용의 타이밍이 강한 이유다. 이것이 김택용의 저그전이 강한 이유다.

 


- 결어.

  김택용은 마재윤의 06년 패러다임을 프로토스로 완벽히 구현 해 냈다. 마재윤에게 3해처리 빌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있다면 김택용에게는 비수류라는 신 빌드가 있다. 마재윤이 제2멀티를 위해 뮤타 견제를 카드로 사용했다면 김택용은 커세어 템-리버를 제2멀티를 위한 견제 카드로 사용했다. 마재윤은 오버로드와 저글링과 드론으로 정보전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면 김택용은 불사의 프로브와 커세어, 그리고 정말 감각으로  그런 결과물을 도출했다. 마재윤의 생산과 운용의 유연성이 저그만의 장점이라면 김택용은 가장 경직되었던 토스의 3테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능란함이 있다. 그리고는 마재윤보다 더 뛰어나다. 더 지략에 강하고 더 정보전에 강하고 더 견제에 강하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김택용이 마재윤을 이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by FELIX | 2008/01/05 09:11 | 스타 플레이어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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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음치치 at 2008/01/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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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LIX님의 분석력에 정말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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